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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국가별 다이어트 방법 1. 프랑스의 '프렌치 파라독스'

by SBJY0909 2025. 12. 29.

프랑스 음식

 

 다이어트, 참 지긋지긋한 단어죠. 매일 아침 눈 뜨자마자 체중계 숫자에 일희일비하고, 커피 한 잔 마실 때도 시럽 칼로리를 계산하느라 정작 원두 향은 맡지도 못하는 게 우리 일상 아닙니까. 편의점 도시락 뒷면에 깨알같이 적힌 나트륨 수치에 가슴 졸이고, 치킨 한 조각에 죄책감부터 느끼는 건 이제 병도 아닌 수준이죠. 그런데 좀 억울한 생각이 듭니다. 시선을 돌려 유럽 어느 노천카페를 보면 참 이상하거든요. 프랑스 사람들은 버터가 듬뿍 들어간 빵에 진한 치즈, 육즙이 뚝뚝 흐르는 스테이크를 와인까지 곁들여 잘도 먹는데, 신기하게 다들 몸매가 날씬하단 말이죠.

 

 사람들은 이걸 두고 '프렌치 파라독스'라고 거창하게 이름 붙였습니다. 포화지방은 그렇게 먹어대는데 심혈관 질환이나 비만은 적다는 역설이죠. 사실 그 비밀이 와인의 성분 때문인지, 유전자가 달라서인지는 학자들이나 고민할 문제고, 제가 보기엔 그들의 식탁을 대하는 좀 ‘유별난 태도’에 답이 있는 것 같습니다. 어쩌면 우리가 놓치고 있었던 건 영양 성분표가 아니라, 식탁 위에서 부리는 아주 소박한 고집일지도 모릅니다.

 

식탁 위에 흐르는 시간은 절대 배신하지 않습니다

 솔직히 프랑스 사람들이 식사하는 걸 보면 성질 급한 한국 사람들은 속 터질지도 모릅니다. 그들은 식사가 단순히 배 채우는 게 아니라 무슨 대단한 의식이라도 치르는 것 같습니다. 통계를 보면 한 끼에 한 시간 넘게 쓴다는데, 점심시간 1시간 안에 줄 서서 밥 먹고 커피까지 마셔야 하기 때문에 점심시간 내내 시계를 쳐다보는  우리랑은 결이 다릅니다. 

 

 그런데 우리 몸뚱이가 생각보다 둔합니다. 음식이 들어가서 위장이 차고, 그 정보가 뇌에 전달돼서 "아, 이제 배부르다. 그만 좀 넣어라" 하고 신호를 보내는 데 시간이 꽤 걸립니다. 보통 20분은 지나야 뇌가 눈치를 챈다는데, 우리는 그 신호가 도착하기도 전에 이미 그릇을 싹 비우고 "아, 배불러서 죽겠다"며 후회하곤 합니다.

 

 프랑스 사람들이 고칼로리를 먹고도 멀쩡한 건, 역설적으로 그 음식을 아주 느릿느릿, 질릴 정도로 음미하며 뇌에게 생각할 시간을 주기 때문일 겁니다. 천천히 씹는 게 소화에도 좋고 혈당 스파이크도 막아준다는 얘기를 떠나서, 그냥 뇌가 배부름을 인지할 기회를 주는 것 같습니다. 결국 식탁에서 보내는 그 느긋한 시간은 우리 몸이 제 기능을 하도록 돕는 가장 저렴하고 확실한 보조제인 듯 합니다.

그 작은 조각 하나가 주는 만족감을 한번 믿어보세요

 다이어트한다면 지방이나 설탕을 무슨 독약 보듯 합니다. 하지만 억지로 참을수록 나중에 폭발하는 게 사람 욕구 아닙니까. 프랑스 식탁에 빠지지 않는 꼬릿한 치즈나 고소한 버터는 사실 우리 뇌에 엄청난 심리적 만족감을 준다고 합니다. 아주 풍미 깊은 식재료를 조금만 떼어서 혀끝으로 천천히 맛보면, 굳이 많이 안 먹어도 뇌가 충분한 만족감을 느낀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아주 진한 초콜릿이나 치즈 한 조각을 입에 넣고 그냥 씹어 삼키지 말고 혀의 온도로 다 녹을 때까지 가만히 기다려 보세요. 처음엔 답답해 미칠 겁니다. 그런데 그 찰나의 기다림이 주는 만족감이 의외로 대단합니다. 이건 생으로 굶으며 참는 고통스러운 인내가 아닙니다. 맛을 온전히 즐기면서 스스로 멈추는 일종의 '우아한 절제'죠. "더 먹고 싶어 죽겠다"가 아니라 "이거 한 조각이면 충분히 즐거웠다"는 평온한 상태. 이런 경험이 매일 한 번씩만 쌓여도, 굳이 배가 터질 때까지 밀어 넣지 않아도 되는 날이 올 것입니다. 양으로 승부하던 식탁이 질적인 만족으로 바뀌는 순간이죠.

 

현재의 식사 속도보다 딱 한 템포만 줄이는 것으로 시작해 보세요

 물론 압니다. 우리가 무슨 프랑스 귀족도 아니고, 당장 처리해야 할 메일이 산더미에 애들 챙기다 보면 식탁에 앉는 것 자체가 전쟁인데 무슨 여유가 있겠습니까. 저도 어떤 날은 서서 대충 국에 밥 말아 먹고 나서, 뒤늦게 밀려오는 더부룩함을 느끼곤 합니다. 하지다이어트가 나 자신을 들들 볶고 학대하는 전쟁터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걸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매번 코스 요리를 차릴 순 없지만 오늘 저녁 한 끼만큼은 나를 위해 딱 5분만 더 써보세요. 거창한 거 필요 없습니다. 휴대폰 좀 던져두고, 내가 지금 씹고 있는 게 쌀밥인지 고기인지 음식 맛과 재료의 식감을 온전히 느껴보는 겁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밥 한 술의 단맛, 아삭하게 씹히는 나물의 식감을 그냥 가만히 느껴보는 거죠.

"이래야 살이 빠진다"는 강박은 잠시 접어두고, "오늘 하루도 버틴 나한테 밥 먹는 시간만큼은 좀 편하게 해주자"는 마음이면 충분합니다. 다이어트라는 긴 싸움에서 우리가 진짜 찾아야 할 건 줄어든 몸무게 숫자가 아니라, 음식을 대할 때의 평온한 마음일지도 모릅니다.

 

너무 조급해하지 마세요. 프랑스 식탁의 지혜라는 게 별거 있습니까. 천천히, 그리고 기쁘게 먹는 그 사소한 습관이 결국 우리 몸을 가장 건강한 상태로 되돌려 놓을 겁니다. 오늘 저녁, 우리의 식탁 위에 그저 '여유 한 조각'만 툭 얹어보세요. 그 작은 시작이 우리의 내일을 바꾸는 의외로 강력한 힘이 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