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어트를 시작하면 가장 먼저 하는 고민이 "대체 언제 운동해야 살이 더 잘 빠질까?" 하는 문제잖아요. 저도 한때는 알람 소리에 기계처럼 일어나 새벽 공기를 마셔보기도 했고, 퇴근 후 천근만근인 몸을 이끌고 헬스장 불빛 아래 서 있기도 했습니다. 사실 정답은 없겠지만, 제 몸이 직접 부딪히며 느낀 변화는 꽤나 극명하더라고요.
몽롱한 정신을 깨우는 새벽 공복 운동, 그 짜릿함과 꼬르륵 소리 사이
새벽 5시 반, 알람이 울릴 때의 그 곤혹스러움은 여전히 적응이 안 됩니다. 억지로 몸을 일으켜 주방으로 가면 어제 마시다 남은 물 비린내와 차가운 새벽 공기가 코끝을 찌르는데, 솔직히 "그냥 다시 잘까" 하는 유혹이 턱밑까지 차오르죠. 그래도 대충 낡은 후드티를 걸쳐 입고 밖으로 나가면, 코끝이 찡해지는 새벽 특유의 냄새가 정신을 번쩍 들게 합니다.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느껴지는 이슬 머금은 흙냄새가 의외로 힐링이 되기도 하거든요.
여러 논문에서도 언급하듯, 공복 상태에서는 인슐린 수치가 낮아 체지방 연소 효율이 높아진다는 말이 있잖아요? 실제로 공복에 유산소를 하면 배가 등에 붙는 듯한 느낌과 함께 몸이 가벼워지는 기분은 최고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다음이에요. 샤워하고 나면 몰려오는 엄청난 허기짐 때문에 출근길에 편의점 앞을 지날 때마다 구수한 소시지 냄새나 갓 구운 빵 냄새가 평소보다 10배는 진하게 느껴지거든요. 저는 가끔 그 유혹을 못 이기고 '이건 보상이야'라며 삼각김밥과 고카페인 음료를 집어 드는데, 그러면 '살 빼려고 운동한 건가, 먹으려고 일어난 건가' 싶은 현타가 살짝 오기도 합니다.
퇴근 후 스트레스를 근육으로 치환하는 시간, 저녁 운동의 묵직함
반대로 저녁 운동은 에너지가 이미 어느 정도 충전된 상태라 무게를 치는 맛이 확실히 다릅니다. 회사에서 상사한테 한 소리 듣고 씩씩거리며 헬스장에 들어서면, 땀 냄새 섞인 후끈한 열기가 저를 반기죠. 점심에 먹은 제육볶음의 힘 덕분인지, 새벽엔 들리지도 않던 덤벨이 번쩍번쩍 들릴 때의 그 쾌감은 정말 짜릿합니다. 스포츠 의학적으로도 오후 늦게 체온이 올라가 근육의 수행 능력이 좋아진다는 말이 체감이 되더라고요.
다만, 퇴근길 지하철의 눅눅한 사람 냄새와 피로에 절어 헬스장 입구까지 가는 그 과정이 히말라야 등반보다 힘들 때가 많습니다. "오늘 하루 고생했는데 생맥주 한 잔만 할까?" 하는 악마의 속삭임이 끊이질 않거든요. 게다가 너무 늦게 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이나 스쿼트를 몰아치면 아드레날린 때문인지 눈은 말똥말똥한데 몸은 녹초가 되어 침대 위에서 천장만 바라보는 불면의 밤을 보내기도 합니다. 제 경험상 저녁 운동은 확실히 근력 성장에 유리한 면이 있지만, 수면 패턴과의 타협이 꼭 필요해 보였어요.
운동 후 찾아오는 '정당한 폭식'의 유혹, 그 달콤한 함정
사실 운동 시간보다 더 조심해야 할 건 운동 직후의 제 마음가짐이더라고요. 특히 저는 새벽 운동을 마치고 돌아와서 "난 오늘 갓생 살았어!"라는 근거 없는 자신감에 빠질 때가 제일 위험했습니다. 예전에 한 번은 새벽 조깅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갓 구워낸 붕어빵 냄새에 홀려 나도 모르게 3천 원어치를 사버린 적이 있어요. 집에 와서 단팥의 달콤하고 뜨거운 맛에 취해 정신없이 먹다 보니, 앱에 기록된 소모 칼로리보다 섭취 칼로리가 훨씬 높더군요.
이런 '보상 심리'는 저녁 운동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땀 흘리고 마시는 이온 음료 한 모금이 세상에서 가장 달콤하게 느껴지는데, 그 기분에 취해 야식의 경계선을 자꾸 넘나들게 되죠. 전문가들은 운동 후 영양 섭취가 근육 회복에 중요하다고 하지만, 저처럼 식탐이 많은 사람에겐 그게 곧 '폭식의 면죄부'가 되기 십상입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지금도 저는 운동 후에 단백질 쉐이크만 마시는 게 너무 고역이에요. 닭가슴살의 퍽퍽한 식감보다는 야들야들한 치킨 살이 자꾸 눈앞에 아른거리는 걸 참는 게 다이어트의 8할이라는 생각까지 듭니다.
나에게 맞는 시간표를 찾는 것이 결국 다이어트의 완성일지도
결국 저는 요즘 '적당한 타협' 중입니다. 체지방을 좀 걷어내고 싶을 땐 주 2회 정도 새벽 유산소를 섞고, 스트레스가 극에 달해 누군가를 때리고(?) 싶을 만큼 화가 날 땐 저녁에 무거운 바벨을 들러 가죠. 완벽한 시간대를 찾으려다 스트레스만 쌓여 결국 침대와 한 몸이 되었던 지난날의 실패를 생각하면, 지금처럼 내 컨디션에 맞춰 유연하게 움직이는 게 훨씬 낫더라고요.
물론 새벽의 그 서늘한 공기나 저녁 헬스장의 활기찬 소음 모두 나름의 매력이 있습니다. 여러분도 "남들이 이때가 좋다더라" 하는 말에 너무 매몰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저처럼 새벽에 나갔다가 허기짐에 폭식을 해보기도 하고, 저녁에 운동하다 잠을 설쳐보기도 하면서 본인만의 리듬을 찾는 과정 자체가 다이어트의 일부가 아닐까 싶습니다. 결국 중요한 건 '언제' 하느냐보다 '오늘도 일단 신발 끈을 묶었느냐' 하는 그 사소하고도 무거운 의지일 수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