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에는 꼭 살을 빼야지.”
해마다 비슷한 다짐을 하지만, 막상 며칠 지나면 흐지부지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 역시 SNS에서 새로운 다이어트 이야기를 볼 때마다 잠깐 혹했다가, ‘과연 이게 나한테 맞을까?’라는 생각에 멈칫하곤 했습니다.
요즘은 새로운 다이어트 방법이 우후죽순 등장합니다. 간헐적 단식 부터 키토제닉, 저탄수화물, 지중해식, 비건 식단 기타 등등. 성공담은 넘쳐나지만, 정작 과학적으로 얼마나 검증됐는지, 그리고 실제 생활에서 유지할 수 있는지는 잘 알려지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저는 최근 자주 언급되는 다섯 가지 다이어트 방법을 중심으로, 연구 결과와 함께 실제로 시도한 사람들의 경험을 곁들여 살펴보려 합니다. “정말 효과가 있는지”, 그리고 “나에게 맞을 가능성이 있는지”를 기준으로 정리해보겠습니다.
1. 간헐적 단식 다이어트
간헐적 단식은 하루 중 먹는 시간을 제한하는 방식입니다. 가장 흔한 16:8 방식은 16시간은 공복을 유지하고, 나머지 8시간 동안 식사를 합니다. 번거롭게 칼로리를 일일이 계산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 때문에 부담 없이 시작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실제로 연구 결과를 보면, 간헐적 단식의 체중 감량 효과는 전통적인 칼로리 제한 식단과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입니다. 일부 연구에서는 격일 단식처럼 조금 더 극단적인 방식이 약간 더 많은 체중 감소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 효과가 ‘특별한 대사 변화’라기보다는, 자연스럽게 먹는 양이 줄어든 결과라고 설명합니다.
이 방법의 문제는 모든 사람에게 잘 맞지는 않는다는 점입니다. 식사 시간이 지나치게 짧아지면 피로감이나 집중력 저하를 겪는 경우도 있고, 생활 패턴이 불규칙한 사람에게는 오히려 스트레스가 될 수 있습니다.
저의 경험을 예로 들면 처음에는 아침을 거르다보니 허기짐과 몸에 기운도 빠지는 느낌이 종종 들었는데 몇 개월 적응되고 나니 몸도 가벼워지고 속이 빈 느낌을 즐기게 되었습니다. 다만 저는 사무직이다보니 육체적 활동이 적고 규칙적인 생활을 할 수 있어 가능할 수 있었습니다. 육체적 활동이 많고 불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분들은 이 방법을 적응시키는 데 좀 어렵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결국 간헐적 단식은 규칙적인 생활이 가능한 사람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으나 그렇지 않은 분들께는 추천 드리지 않는 방법입니다.
2. 키토제닉 다이어트
키토제닉 다이어트는 탄수화물 섭취를 극도로 줄이고 지방 섭취를 늘리는 방식입니다. 밥, 빵, 면을 거의 먹지 않는 대신 고기, 치즈, 달걀 같은 음식이 식단의 중심이 됩니다. “이렇게 먹어도 살이 빠진다”는 점 때문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 많습니다.
실제 저의 경험상 빠르고 단기적인 체중 감량 효과는 비교적 분명했던 것 같습니다. 실제 연구에서도 키토제닉 다이어트를 시작한 초반 몇 달 동안 체중이 빠르게 줄어드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다만 이는 탄수화물이 줄어들면서 체내 수분이 빠지고, 식욕도 함께 감소하는 영향이 크다고 합니다. 제가 이 다이어트를 유지하다가 포기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식단 준비가 쉽지 않아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었고 특히 회식이나 외식이 많은 저의 생활 패턴상 유지하기가 참 어려웠습니다. 또한 일부 사람들에게서는 콜레스테롤 수치가 많이 올라가 심혈관 건강이 나빠졌다는 소식도 간혹 접하게 되다보니 이 다이어트를 장기간 유지하기 위해서는 수시로 콜레스테롤 수치 점검을 병행해야 할 것 같습니다.
키토제닉 다이어트는 짧은 기간 동안 동기 부여용으로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생활 방식인지 스스로에게 물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3. 저탄수화물 다이어트
저탄수화물 다이어트는 앞에 키토제닉 다이어트 만큼 극단적이지는 않습니다. 밥과 빵의 양을 줄이고, 대신 단백질과 채소를 늘리는 방식이라 비교적 식단 준비가 수월하고 현실적입니다.
저탄수화물 식단은 체중 관리뿐 아니라 중성지방 감소, HDL 콜레스테롤 증가 같은 대사 지표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경우가 많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그래서 다이어터들에게 가장 보편적으로 추천되는 방법입니다.
다만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가 하나 있습니다. 탄수화물을 무엇으로 대체하느냐입니다. 채소, 견과류, 불포화지방 위주로 구성된 저탄수화물 식단은 장기적으로도 비교적 안정적인 반면, 고기와 포화지방 위주로 구성된 식단은 오히려 체중 증가나 건강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탄수화물을 안먹기보다는 좋은 탄수화물은 섭취하되 양을 줄이고, 빵이나 과자와 같은 류의 탄수화물은 되도록 안먹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저탄수화물 다이어트는 방법 자체보다 식품 선택이 성패를 가르는 방식입니다. 단순히 탄수화물을 줄이는 데서 끝내지 말고, 어떤 음식으로 채우는지까지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4. 지중해식 식단 다이어트
지중해식 식단은 모두 아시겠지만 지중해 지역의 식사 방식을 참조한 것으로 채소, 과일, 통곡물, 올리브 오일, 생선 중심의 식단입니다. 이 식단을 떠올리면 일단 전반적으로 건강에 좋고 금방 체중이 감량될 것 같은 이미지가 강합니다.
여러 연구 결과, 체중 감량 효과만 놓고 보면 다른 다이어트 방법에 비해 아주 빠른 편은 아니지만 혈압이나 콜레스테롤 등 전반적인 건강 지표 개선이 꾸준히 나타난다고 합니다. 이 식단의 가장 큰 장점은 생활 속에 자연스럽게 녹이기 쉽다는 점입니다. 특정 음식을 완전히 금지하지 않기 때문에 가족과 함께 식사하기에도 부담이 적고 회식자리에서도 야채 위주로 섭취하면 되기 때문에 다른 다이어트 방법에 비해 크게 어려움을 느끼지 않습니다.
지중해식 식단은 단기간 체중 감량보다는, 오래 유지할 수 있는 건강한 식사 방식을 찾는 사람에게 더 잘 맞습니다.
5. 비건·식물성 식단 다이어트
비건 또는 식물성 식단은 동물성 식품을 완전히 혹은 대부분 제외하는 방식입니다. 이 식단은 다이어트보다 환경과 윤리적 이유로 선택하는 사람들이 더 많은 느낌 입니다.
연구 결과를 보면 식물성 식단은 평균적으로 체중 감량 효과가 꽤 뚜렷한 편입니다. 칼로리 밀도가 낮은 음식이 많고, 자연스럽게 섬유질 섭취가 늘어나 포만감이 오래 가기 때문입니다.
다만 모든 비건 식단이 건강한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정제 탄수화물 위주의 식단이나 영양 설계 부족시 피로감이나 근손실 등의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고 합니다. 특히 비타민 B12, 철분, 오메가-3 같은 영양소는 의도적으로 챙겨야 한다고 합니다.
저는 비건 식단 주의자는 아니라 한 번도 시도해 본 적은 없지만 이 글을 쓰면서 내년에는 한 번 시도해 볼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드네요.
식물성 식단은 체중 감량 효과는 분명하지만, 준비 없이 시작하면 오히려 불균형이 생길 수 있는 방식으로 여러 정보를 얻어 고른 영양소 식단을 짜서 시도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결론: 결국 중요한 건 ‘나에게 맞는가’다
다섯 가지 다이어트를 살펴보며 느낀 점은 단순합니다.
모두에게 잘 맞는 다이어트는 없습니다.
연구 결과는 참고 자료일 뿐이고, 실제 결과를 좌우하는 것은 생활 패턴, 성격, 건강 상태입니다. 어떤 방법이든 오래 유지할 수 없다면 의미가 없고, 빠르게 빼는 것보다 다시 찌지 않는 것이 훨씬 중요합니다.
다이어트를 시작하기 전,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면 좋겠습니다.
- 이 방식을 몇 달, 혹은 1년 뒤에도 하고 있을까?
- 내 일상과 충돌하지는 않을까?
- 건강을 해치지는 않을까?
완벽한 방법은 없지만, 내 삶에 맞는 선택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조금 느리더라도, 꾸준히 갈 수 있는 길을 찾는 것이 결국 가장 빠른 다이어트일지도 모릅니다.